
읽기 전에 알아둘 세 가지
① 정자 운동성이 낮다는 결과는 한 번의 정액검사로 확정하지 않으며, 2~3주 이상 간격을 두고 재검사해 같은 경향이 반복되는지 보는 것이 첫 단계다.
② 재검에서도 낮다면 호르몬 검사, 정계정맥류 여부를 보는 음낭 초음파, 감염·염증 검사, 정자 DNA 분절 검사처럼 원인 방향을 좁히는 검사가 검토되며, 무엇을 먼저 할지는 정액검사의 다른 항목인 농도·형태·백혈구 수치와 함께 판단한다.
③ 한의학에서는 검사 수치와 별도로 체온 조절, 수면과 피로, 소화와 순환, 하복부 냉감 같은 전신 상태를 함께 확인해 운동성 저하와 이어지는 생활·체질 요인을 살피는 방향으로 접근한다.
정자 운동성이 낮게 나오면 바로 추가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바로 추가 검사로 넘어가기보다 먼저 재검사를 하는 것이 순서다.
정액검사는 금욕 기간, 검체를 받은 시간과 온도, 최근의 발열이나 음주, 복용 중인 약물에 따라 결과가 크게 흔들리는 검사다. 같은 사람이라도 한 달 사이에 운동성 수치가 눈에 띄게 달라지는 일이 드물지 않다.
그래서 첫 결과에서 운동성이 낮게 나왔다면 보통 2~3주에서 길게는 3개월 정도 간격을 두고 한 번 더 검사해, 두 번 모두 낮은지를 확인한 뒤에 다음 검사를 정한다.
재검을 할 때는 첫 검사와 조건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금욕 기간은 대개 2일에서 7일 사이를 권하고, 채취 후 검사실까지 도착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운동성이 실제보다 낮게 측정된다.
첫 검사 직전에 고열을 앓았거나 과음이 있었다면 그 영향이 정자 생성 주기를 따라 몇 달 뒤까지 남을 수 있으므로, 재검 시점을 정할 때 그 사실을 함께 알리는 편이 좋다.

정액검사에서 운동성 항목은 무엇을 보는가
정액검사에서 운동성은 크게 총운동성과 전진운동성으로 나뉜다.
총운동성은 어떤 방향으로든 움직이는 정자의 비율이고, 전진운동성은 앞으로 나아가는 정자의 비율이다.
임신 가능성과 더 밀접하게 연관되는 쪽은 전진운동성이다.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하는 참고치는 개정판에 따라 조금씩 달라져 왔는데, 최근 기준으로는 총운동성이 대략 40% 초반, 전진운동성이 30% 안팎을 하한선으로 삼는다.
이 수치는 임신이 되는 남성과 되지 않는 남성을 가르는 절대 기준이 아니라, 가임 남성 집단의 하위 5% 정도를 나타내는 참고선이라는 점을 알아두어야 한다.

운동성이 참고치 아래로 떨어진 상태를 무력정자증이라고 부른다.
다만 운동성만 낮은 경우와, 정자 농도나 정상 형태 비율까지 함께 낮은 경우는 원인을 찾는 방향이 다르다.
그래서 결과지를 볼 때는 운동성 한 항목만 보지 말고 농도, 형태, 백혈구 수, 액화 시간을 같이 읽어야 한다.
백혈구가 많이 보이면 감염이나 염증 쪽을 먼저 의심하게 되고, 농도와 형태까지 동반해서 낮으면 호르몬이나 정계정맥류처럼 정자 생성 자체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먼저 살피게 된다.
재검에서도 낮다면 어떤 검사가 추가되는지
두 번의 정액검사에서 모두 운동성이 낮게 나오면 원인을 좁히기 위한 검사가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호르몬 검사, 음낭 초음파, 감염 검사, 정자 DNA 분절 검사가 있다.
호르몬 검사는 혈액에서 FSH와 LH, 테스토스테론, 프로락틴 등을 보아 고환이 정자를 만드는 신호 체계에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한다.
음낭 초음파는 정계정맥류처럼 고환 주변의 혈류가 정체되어 온도가 올라가는 구조적 요인이 있는지 본다.
감염 검사는 정액 배양이나 소변 검사, 요도 분비물 검사를 통해 전립선염이나 부고환염 같은 염증 상태를 확인하며, 정액검사에서 백혈구가 많았을 때 특히 우선된다.
정자 DNA 분절 검사는 정자 머리 속 유전물질이 얼마나 손상되어 있는지를 보는 검사로, 운동성이 낮으면서 반복 유산이나 시술 실패가 있었던 경우에 검토된다.

이 검사들은 비뇨의학과나 난임 전문 의료기관에서 시행되며, 어느 검사를 어떤 순서로 할지는 정액검사 결과의 전체 그림과 병력을 보고 담당 의사가 정한다. 모든 검사를 한꺼번에 받을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농도가 정상이고 운동성만 낮으면서 백혈구가 없다면 호르몬 검사에서 이상이 나올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고, 생활 요인이나 산화 스트레스 쪽을 먼저 보게 되는 식이다.
정자 운동성이 떨어지는 원인은 어디서 찾을까
운동성 저하의 원인은 열, 순환, 염증, 생활 습관 네 방향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
고환은 체온보다 2~3도 낮은 상태에서 정자를 만드는데, 사우나나 뜨거운 목욕, 무릎 위에 노트북을 두고 오래 일하는 습관, 꽉 끼는 하의는 이 온도를 올린다. 정계정맥류 역시 정맥혈이 정체되면서 고환 온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립선이나 부고환의 염증은 정액 안의 활성산소를 늘려 정자의 꼬리 운동을 직접 떨어뜨린다.
흡연과 잦은 음주, 체중 증가, 수면 부족, 장기간의 스트레스는 각각 산화 스트레스와 호르몬 균형을 통해 운동성에 영향을 준다.

한 가지 원인만 있는 경우보다 여러 요인이 겹쳐 있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검사로 뚜렷한 구조적 원인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원인이 없는 것은 아니며,
이때는 생활 요인과 전신 상태를 얼마나 세밀하게 살피느냐가 다음 단계를 좌우한다.
한의학에서는 정자 운동성 저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한의학에서는 정자 운동성을 정자 자체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정자를 만들고 내보내는 몸 전체의 상태가 반영된 결과로 본다.
전통적으로 생식 기능은 신정(腎精)이 충실한지, 기혈이 하초까지 순조롭게 흐르는지, 아랫배에 냉감이나 습열이 머물러 있지 않은지로 설명해 왔다.
운동성이 낮은 사람에게서 만성 피로,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은 상태, 손발이나 아랫배가 찬 느낌, 소화가 더디고 몸이 무거운 상태가 함께 관찰되는 일이 많은데, 한의학에서는 이런 전신 증상을 운동성 저하와 따로 떼어 보지 않는다.
그래서 한의학적 확인은 정액검사 수치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얹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검사 결과지를 바탕으로 운동성 저하의 유형을 파악한 뒤, 문진과 진맥으로 수면, 피로, 체온 분포, 소화와 배변, 스트레스 상태를 확인하고, 그 사람에게서 운동성 저하와 가장 밀접하게 이어지는 전신 요인이 무엇인지를 찾는다.
정자가 새로 만들어지는 데 약 3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전신 상태를 조정한 뒤 그 주기에 맞춰 정액검사를 다시 받아 변화를 보는 흐름이 일반적이다.
다만 정계정맥류처럼 구조적 원인이 뚜렷한 경우에는 해당 진료과의 판단이 먼저 필요하다.

검사 결과를 볼 때 놓치기 쉬운 판단 기준
가장 자주 놓치는 것은 배우자 검사를 함께 보는 일이다.
남성 정자 운동성이 낮게 나오면 그것만 붙잡고 원인을 찾게 되지만, 임신은 두 사람의 조건이 합쳐진 결과이므로 여성 쪽 배란과 난관 상태를 함께 확인해야 어느 쪽에 시간을 더 써야 하는지가 정해진다.
두 번째는 기간이다. 피임 없이 1년, 여성이 35세 이상이면 6개월 정도 임신이 되지 않았을 때를 난임 평가의 시작점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기준이므로, 이 기간에 아직 이르지 않았다면 운동성 수치가 참고치 근처에 있을 경우 생활 요인을 먼저 바꾸고 재평가하는 선택도 가능하다.
세 번째는 수치의 변동 폭이다. 두 번 검사에서 한 번은 참고치 위, 한 번은 아래로 나왔다면 낮은 쪽 수치를 확정 결과로 보기보다 세 번째 검사를 고려하는 편이 판단에 도움이 된다.

검사와 별개로 먼저 바꿔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정자 생성 주기가 약 74일이므로, 생활 요인을 바꾸고 효과를 확인하려면 최소 3개월은 두고 보아야 한다.
이 기간 동안 사우나와 장시간 온욕을 줄이고, 흡연을 끊고 음주 횟수를 낮추며,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확보하는 것이 우선된다.
체중이 늘어 있는 상태라면 무리한 감량보다 규칙적인 식사와 걷기 정도의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쪽이 정자 건강에는 더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 변화가 검사 수치로 확인되는지는 3개월 뒤 재검으로 판단하며, 그 결과에 따라 추가 검사를 이어갈지 정하면 된다.

정자 운동성 검사는 어디서 받을 수 있나요
정액검사는 비뇨의학과, 난임 전문 병원, 일부 산부인과에서 받을 수 있다.
검사 자체는 검체를 제출하면 당일 또는 며칠 안에 결과가 나오지만, 검체 취급 조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가능하면 채취실이 검사실과 같은 건물에 있는 기관을 택하는 편이 좋다.
한의원에서는 정액검사를 직접 시행하지 않으며, 다른 기관에서 받은 결과지를 바탕으로 전신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정액검사 결과가 받을 때마다 다르게 나오는 이유
정액검사의 변동 폭은 다른 혈액검사보다 크다.
정자는 매일 새로 만들어지고 채취 조건에 민감하기 때문에, 금욕 기간이 하루 다르거나 검사 전 주에 몸살을 앓았거나 검체 제출까지 시간이 지체되면 같은 사람이라도 수치가 달라진다.
그래서 진단은 한 번의 결과가 아니라 두 번 이상의 결과가 같은 방향을 가리킬 때 내리는 것이 원칙이고,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는 사실 자체는 이상이 아니다.
한의원에서 정자 운동성과 관련해 확인하는 것은 무엇인지
한의원에서는 정액검사 수치를 새로 측정하지 않고, 이미 받은 결과지와 문진, 진맥을 바탕으로 운동성 저하와 이어지는 전신 요인을 확인한다.
구체적으로는 수면의 질과 피로 회복 정도, 아랫배와 손발의 체온 분포, 소화와 배변 상태, 최근의 스트레스와 업무 강도, 열에 노출되는 생활 습관을 살피며, 이를 통해 어떤 전신 상태를 조정하는 것이 그 사람의 운동성 저하에 가장 관련이 있는지를 판단한다.
검사에서 구조적 원인이 나온 경우에는 해당 진료과의 판단을 우선하고, 그와 별개로 전신 상태를 살피는 역할로 접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