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결론부터
① 투석혈관 수술은 혈액투석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보다 수개월 앞서, 대체로 만성콩팥병 4단계 후반에서 5단계로 넘어가는 무렵에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② 판단 기준은 사구체여과율 수치 하나가 아니라 신기능이 떨어지는 속도, 본인 혈관의 굵기와 상태, 자가혈관과 인조혈관 중 어느 쪽을 쓰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③ 혈관 수술 전문의 관점에서는 수술 날짜 자체보다, 만든 혈관이 투석에 쓸 수 있을 만큼 성숙하는 기간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시기 결정의 핵심이다.
투석혈관 수술은 언제 받는 것이 적절한가
투석혈관 수술은 투석이 필요해진 뒤가 아니라, 투석이 필요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보다 앞서 받는 것이 원칙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수술로 혈관을 연결한다고 해서 그날부터 투석 바늘을 꽂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연결된 정맥이 동맥의 혈류를 받아 굵어지고 벽이 두꺼워지는 성숙 과정이 필요하고, 이 기간은 자가혈관을 쓸 경우 보통 두세 달 안팎이 걸린다. 그래서 국제 혈관접근 가이드라인에서도 투석 시작이 예상되는 시점보다 최소 수개월, 대체로 반년 전후를 앞서 조성 수술을 권하는 흐름이다. 투석을 시작한 뒤에 급하게 혈관을 만들면 그 사이 목이나 가슴에 투석용 카테터를 꽂고 지내야 하는데, 이 카테터는 감염과 혈전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수술 시기를 앞당겨 잡는 이유는 결국 이 카테터 기간을 없애거나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투석혈관이란 무엇이고 왜 미리 만들어야 하나
투석혈관은 혈액투석 때 많은 양의 피를 빠르게 빼냈다가 돌려보낼 수 있도록 팔에 인위적으로 만드는 통로다. 평소 쓰는 정맥은 혈류가 약하고 벽이 얇아 투석에 필요한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므로, 동맥과 정맥을 직접 이어 정맥에 동맥 수준의 혈류가 흐르게 만든다. 본인의 동맥과 정맥을 바로 연결한 것을 동정맥루(자가혈관)라 부르고, 혈관 상태가 좋지 않아 직접 연결이 어려울 때 동맥과 정맥 사이에 인공 재료로 된 관을 끼워 넣는 것을 인조혈관이라 한다. 둘 중 어느 쪽이든 만든 직후에는 바로 쓸 수 없고 일정 기간이 지나야 투석에 사용할 수 있다. 미리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혈관이 익을 시간을 투석 시작 전에 확보해 두어야, 투석을 시작하는 날 카테터 없이 곧바로 팔의 혈관을 쓸 수 있다.
사구체여과율이 얼마일 때 수술을 고려하게 되나
신장내과에서 투석을 준비할 단계라고 판단하는 시점, 즉 사구체여과율이 대략 15에서 20 사이로 내려오는 만성콩팥병 4단계 후반 무렵부터 투석혈관 수술이 논의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 수치는 출발점이지 절대 기준은 아니다. 같은 수치라도 신기능이 빠르게 떨어지는 사람과 몇 년째 비슷하게 유지되는 사람은 투석까지 남은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떨어지는 속도가 빠르면 수치가 조금 높더라도 일찍 수술을 잡고, 속도가 느리면 조금 더 지켜볼 수 있다. 투석을 언제 시작할지 자체는 신장내과 전문의가 신기능과 증상을 보고 결정하는 영역이고, 혈관 수술 전문의는 그 예상 시점에서 성숙 기간을 거꾸로 계산해 수술 시기를 제안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래서 투석혈관 수술 시기는 두 진료과가 함께 맞춰 가는 일정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자가혈관과 인조혈관은 수술 시기가 어떻게 다를까
자가혈관은 인조혈관보다 더 일찍 수술을 잡아야 한다. 자가혈관인 동정맥루는 정맥이 스스로 굵어지는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사용까지 보통 두세 달이 걸리고, 사람에 따라서는 그보다 더 오래 걸리거나 충분히 익지 않아 추가 처치가 필요해지기도 한다. 반면 인조혈관은 인공 재료가 처음부터 일정한 굵기를 갖고 있어 상처가 아물고 조직이 자리 잡는 몇 주 정도면 사용을 검토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인조혈관이 더 편한 선택인 것은 아니다. 자가혈관이 장기적으로 막힘과 감염이 적어 가능하다면 먼저 고려되는 쪽이고, 인조혈관은 자가혈관을 만들 만한 정맥이 없을 때 선택하는 쪽에 가깝다. 따라서 혈관 상태가 좋아 자가혈관이 가능한 사람일수록 수술을 더 서둘러 잡아야 하고, 인조혈관이 예정된 사람은 상대적으로 시간 여유가 있는 셈이다.

수술이 늦어지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가장 직접적인 문제는 투석을 시작할 때 카테터에 의존하게 된다는 점이다. 목이나 가슴의 큰 정맥에 꽂는 투석 카테터는 응급 상황에서는 꼭 필요하지만, 오래 두면 감염과 혈전, 중심정맥 협착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중심정맥이 한 번 좁아지면 나중에 그쪽 팔에 투석혈관을 만들기 어려워져 선택지가 줄어든다. 또 하나의 문제는 혈관 자체의 상태다. 신기능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부종이나 전신 상태 때문에 수술 조건이 나빠질 수 있고, 수술 후 혈관이 익는 속도도 더딜 수 있다. 반대로 지나치게 이르게 수술하면 몇 년 동안 쓰지 않는 혈관을 유지해야 하고, 그 사이 막히거나 늘어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무조건 빠른 것도 정답은 아니다. 적절한 시기란 결국 투석 시작 전에 성숙을 마칠 수 있으면서도 너무 오래 놀리지 않는 구간을 찾는 일이다.
혈관 수술 전문의는 수술 시기를 어떻게 정하나
수술 시기를 정하는 출발은 혈관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다. 팔의 동맥과 정맥을 초음파로 재서 굵기와 흐름, 깊이를 살피는 혈관 매핑을 하고, 이 결과에 따라 자가혈관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손목 쪽인지 팔꿈치 쪽인지, 아니면 인조혈관으로 가야 하는지를 정한다. 어느 쪽으로 가느냐에 따라 필요한 성숙 기간이 달라지므로, 신장내과에서 예상하는 투석 시작 시점에서 그 기간만큼 앞으로 당긴 지점이 수술 적기가 된다. 당뇨나 고령, 혈관이 가늘거나 석회화가 있는 경우에는 성숙이 더딜 가능성을 감안해 여유를 더 두는 편이 안전하다. 진심장혈관흉부외과의원에서는 이런 혈관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의 신장내과 진료 일정과 맞춰 수술 시점을 상의하고 있으며, 투석을 시작한 뒤에도 혈관이 잘 유지되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함께 다루고 있다.
수술 전에 미리 알아두어야 할 점은
투석혈관 수술 시기를 앞두고 가장 중요한 것은 수술할 팔의 정맥을 지키는 일이다. 신기능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시점부터는 가능하면 한쪽 팔, 보통은 주로 쓰지 않는 팔의 정맥에서 채혈이나 수액 주사를 피하고 혈압도 반대쪽에서 재는 것이 좋다. 정맥에 주사를 반복하면 혈관 벽이 상하고 좁아져 막상 수술할 때 쓸 수 있는 혈관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수술은 대부분 부분마취로 진행되고 당일 또는 짧은 입원으로 마치지만, 수술 뒤에는 그 팔에 무거운 것을 들거나 압박하는 행동을 피하고 혈관에서 진동이 느껴지는지 스스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수술이 잘 되었더라도 혈관이 기대만큼 익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투석 시작 전에 초음파로 성숙 여부를 다시 확인하는 절차를 건너뛰지 않는 것이 좋다.
투석혈관 수술을 받으면 바로 투석할 수 있나
바로 쓸 수는 없다. 자가혈관은 정맥이 굵어지는 데 보통 두세 달이 필요하고, 인조혈관도 상처가 아물고 조직이 자리 잡기까지 몇 주는 기다려야 한다. 이 기간이 투석혈관 수술 시기를 투석 시작보다 앞당겨 잡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수술 후에는 초음파로 혈관의 굵기와 흐름을 확인한 뒤 투석실과 상의해 사용 시점을 정하게 된다.
아직 투석을 시작하지 않았는데 수술부터 해도 괜찮을까
오히려 그것이 권장되는 순서다. 투석이 가까워졌다고 판단되면 투석 전에 혈관을 먼저 만들어 두어야 카테터 없이 투석을 시작할 수 있다. 다만 투석까지 몇 년이 남은 단계에서 수술하는 것은 혈관을 오래 놀리게 되어 득보다 실이 클 수 있으므로, 신장내과에서 투석이 가까워졌다고 판단한 시점에서 혈관 평가를 받고 일정을 잡는 것이 균형 잡힌 접근이다.
수술 전까지 혈관을 지키려면 무엇을 피해야 하나
수술 예정 팔에서 채혈, 수액, 혈압 측정을 피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혈관 벽에 반복해서 바늘이 들어가면 흉터와 협착이 생겨 수술에 쓸 정맥이 줄어든다. 팔찌나 시계처럼 팔을 조이는 물건도 가급적 반대쪽에 착용하고, 다른 병원에서 검사를 받을 때도 그 팔은 쓰지 않도록 미리 말해 두는 것이 혈관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