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론부터 세 줄로
① 하지정맥류는 정맥 판막이 손상돼 혈액이 거꾸로 고이는 구조적 질환이라 방치해도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역류 범위가 넓어지는 경향이 있다.
② 저녁마다 다리가 붓고 무거운 단계를 지나 발목 주변 피부색이 어두워지거나 단단해지고 가려움이 생기면, 혈관 문제가 피부 조직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신호로 본다.
③ 심장혈관흉부외과에서는 서 있는 자세의 혈관 초음파로 어느 정맥에서 얼마나 역류하는지 확인한 뒤, 압박 치료로 지켜볼지 정맥을 닫는 치료가 필요한지를 가른다.
하지정맥류 방치하면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나요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는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 안에서 혈액이 심장 쪽으로만 흐르도록 막아주는 판막이 제 역할을 못 하면서 생긴다. 판막은 한 번 늘어나거나 손상되면 스스로 복구되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혈액이 아래로 역류해 정맥에 고이는 상태는 그대로 유지된다. 겉으로 보이는 혈관이 어느 날은 덜 도드라져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은 기온이나 자세, 수분 상태에 따른 일시적 차이일 뿐 판막이 회복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역류가 한자리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역류로 늘어난 정맥은 압력을 더 받고, 압력을 더 받으면 그 아래쪽 판막까지 차례로 버티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무릎 안쪽 한 줄기였던 것이 몇 해 뒤에는 종아리 전체로 퍼진 모습으로 발견되는 일이 드물지 않다.

다리가 무겁고 붓는 것이 왜 혈관 문제의 시작인가
다리가 오후만 되면 무겁고 저녁이면 발목이 붓는 증상은 정맥 안에 혈액이 고여 압력이 높아진 결과다. 이를 정맥 고혈압이라고 부르는데, 고인 혈액의 무게가 혈관 벽을 누르고 주변 조직으로 수분이 새어 나가면서 붓기와 묵직함이 생긴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라앉고 저녁에 다시 심해지는 하루 주기의 변화가 특징이며, 밤에 종아리에 쥐가 나거나 다리를 가만두기 어려운 느낌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 단계에서는 혈관이 튀어나와 보이지 않는 사람도 적지 않다. 겉에서 보이는 정맥류가 없다고 해서 역류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반대로 혈관이 꽤 도드라져 보여도 증상이 거의 없는 사람도 있는데, 겉모습과 역류의 정도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기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보이는 혈관의 크기와 별개로 확인이 필요하다.
방치한 정맥류가 피부와 혈관에 남기는 변화는 어디까지 가는가
오래 방치된 하지정맥류는 피부 변화와 혈관 합병증이라는 두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다. 피부 쪽을 보면, 정맥 고혈압이 오래 지속되면 발목 안쪽과 종아리 아래쪽 피부가 갈색으로 착색되고, 건조해지며 가려운 습진 형태의 염증이 생긴다. 여기서 더 진행하면 피하 지방층이 딱딱하게 굳어 발목 주변이 좁아지고 종아리 윗부분만 부푼 모양이 되는데, 이 상태의 피부는 작은 상처에도 잘 아물지 않아 정맥성 궤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 궤양은 한 번 생기면 치료 기간이 길고 재발이 잦아, 피부가 단단해지기 전 단계에서 역류를 잡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혈관 쪽을 보면, 늘어난 정맥 안에서 혈액이 정체되다 보니 그 안에서 혈전이 생기는 표재성 혈전성 정맥염이 생길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혈관을 따라 딱딱한 줄이 만져지고 붉게 부어오르며 누르면 아픈 것이 전형적인 모습이다. 대부분 표재 정맥에 국한되지만 깊은 정맥과 가까운 위치에서 생기면 평가가 더 신중해야 한다. 또 하나 드물지만 피부 바로 아래까지 얇게 늘어난 정맥류는 가벼운 부딪힘에도 터져 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데, 정맥 압력이 높은 상태라 생각보다 피가 멈추지 않아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 확인을 미루면 안 되는 신호는 어떻게 구분하나요
세 가지 변화가 나타나면 지켜보기를 멈추고 혈관 평가를 받는 쪽으로 판단한다. 첫째는 피부 변화의 시작이다. 발목 안쪽 피부색이 주변보다 어두워졌거나, 특정 부위만 반복해서 가렵고 긁으면 진물이 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는 증상의 급격한 변화다. 평소 묵직한 정도였는데 며칠 사이 한쪽 다리만 눈에 띄게 붓거나 열감과 통증이 동반되면 혈전 가능성을 먼저 배제해야 한다. 셋째는 생활 영향이다. 저녁마다 다리를 올리고 있어야 견딜 수 있거나 밤중 쥐 때문에 수면이 깨지는 상태라면 정맥 고혈압이 이미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이와 별개로 피부 변화나 급성 증상이 없더라도, 혈관이 보이기 시작한 뒤 해마다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면 역류가 진행 중이라는 뜻이므로 한 번은 초음파로 현재 상태를 기록해 두는 편이 이후 판단에 도움이 된다.
심장혈관흉부외과에서는 방치된 하지정맥류를 어떻게 접근하는가
진심장혈관흉부외과의원에서는 겉에 보이는 혈관보다 역류의 출발점을 먼저 찾는다. 검사는 서 있는 자세에서 하는 혈관 초음파가 중심인데, 누워서 보면 역류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큰두렁정맥과 작은두렁정맥, 그리고 깊은 정맥과 표재 정맥을 잇는 관통 정맥 가운데 어디에서 혈액이 거꾸로 흐르는지, 역류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깊은 정맥에 혈전이나 폐쇄는 없는지를 함께 본다. 방치 기간이 긴 경우일수록 깊은 정맥 상태를 같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데, 깊은 정맥에 문제가 있으면 표재 정맥 치료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치료 방향은 역류의 위치와 정도, 피부 변화의 유무에 따라 나뉜다. 역류가 가볍고 피부 변화가 없다면 의료용 압박스타킹으로 증상을 조절하면서 경과를 보는 선택이 가능하다. 반면 주요 정맥 줄기에서 역류가 뚜렷하거나 피부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면 역류하는 정맥 자체를 닫는 치료를 고려한다. 정맥 안으로 가는 관을 넣어 열로 혈관을 막는 고주파·레이저 폐쇄술, 의료용 접착제로 혈관을 붙이는 방법, 약물로 혈관을 굳히는 경화요법, 그리고 정맥을 직접 제거하는 발거술이 각각의 상황에 맞춰 쓰인다. 어떤 방법이 맞는지는 혈관의 굵기와 주행, 피부와의 거리, 동반 질환에 따라 달라지므로 검사 결과를 보고 함께 정하게 된다.

하지정맥류를 두고 보는 동안 흔히 놓치는 주의점
가장 흔한 착오는 증상이 없는 날이 늘어나면 나아지고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겨울철에는 혈관이 수축해 덜 보이고 붓기도 줄어들 수 있지만 판막 상태는 그대로다. 또 하나는 압박스타킹을 치료의 끝으로 여기는 경우다. 압박은 역류로 인한 압력을 밖에서 눌러주는 보조 수단이지 역류 자체를 없애지는 않으므로, 피부 변화가 시작된 뒤에는 압박만으로 진행을 멈추기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생활 면에서는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틈틈이 발목을 움직여 종아리 근육이 펌프 역할을 하도록 돕는 것이 정맥 압력을 낮추는 데 보탬이 된다. 반대로 뜨거운 찜질이나 장시간 반신욕은 정맥을 더 확장시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발목 피부가 가렵다고 해서 긁거나 강한 자극을 주면 상처가 궤양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이 부위의 피부는 보습을 유지하면서 손상을 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압박스타킹만 꾸준히 신으면 방치하는 것이 아닌가요
압박스타킹은 증상을 줄이고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분명한 역할이 있지만, 역류의 원인을 제거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역류가 가볍고 피부 변화가 없는 단계에서는 압박만으로 관리하는 것이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 되지만, 역류가 뚜렷한데 압박에만 의존하고 있다면 진행을 지연시키고 있는 상태에 가깝다. 압박을 시작했다면 일정 간격으로 초음파를 다시 보면서 역류 범위가 넓어지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 방치와 관리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통증이 없으면 그냥 둬도 되지 않을까
통증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방치해도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정맥류는 통증보다 묵직함, 붓기, 가려움처럼 애매한 느낌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피부 착색이나 경화는 통증 없이 조용히 진행한다. 실제로 궤양이 생기고 나서야 처음 진료를 받는 사람 가운데 상당수가 그 전까지 아프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통증이 없더라도 발목 피부색이나 질감에 변화가 있는지, 저녁 붓기가 해마다 심해지는지를 기준으로 삼는 편이 안전하다.
하지정맥류를 오래 두면 혈전이 생긴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표재 정맥에 혈전이 생기는 혈전성 정맥염은 방치된 정맥류에서 비교적 흔히 보는 합병증이 맞다. 늘어난 정맥 안에서 혈액이 느리게 흐르고 정체되는 조건 자체가 혈전이 만들어지기 쉬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다만 흔히 걱정하는 폐색전증을 일으키는 깊은 정맥 혈전과는 구분해야 한다. 표재 정맥의 혈전은 대부분 국소 염증 수준에서 그치지만, 깊은 정맥과 연결되는 지점에 가까이 있거나 범위가 넓으면 깊은 정맥으로 번질 가능성을 초음파로 확인하고 필요하면 항응고 치료를 검토한다. 갑작스러운 한쪽 다리 부종과 통증은 이 감별이 먼저 필요한 상황이다.
피부과 레이저로 보이는 혈관만 없애면 해결되나요
겉에 보이는 실핏줄이나 가는 혈관을 피부 표면에서 없애는 것과, 그 아래에서 역류를 일으키는 정맥을 치료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피부 표면의 가는 혈관은 역류하는 더 굵은 정맥에서 압력을 받아 나타난 결과물인 경우가 많아서, 원인이 되는 역류를 두고 겉만 정리하면 같은 자리나 주변에 다시 나타나기 쉽다. 그래서 겉에 보이는 혈관을 정리하고 싶더라도 먼저 초음파로 역류의 유무를 확인하고, 역류가 있다면 그 정맥을 먼저 다룬 뒤 남는 혈관을 정리하는 순서가 재발을 줄이는 접근이다. 피부 표면 혈관의 미용적 처치 자체는 해당 영역의 판단을 따르되, 그 전에 혈관 구조를 확인하는 단계는 심장혈관흉부외과에서 맡는 것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