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정의학과 여의도 칼럼]

다이어트 약은 누구나 원한다고 받을 수 있는 약이 아닙니다. 의사가 체질량지수(BMI)와 동반질환 여부를 확인한 뒤, 의학적으로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만 처방하는 전문의약품인데요. 단순히 "몇 킬로 빼고 싶다"는 이유로는 처방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핵심 3줄 요약
① BMI 30 이상이면 처방 대상이며, BMI 27~30이라도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 같은 동반질환이 있으면 처방이 가능합니다.
② 약의 종류는 크게 GLP-1 계열 주사제(위고비·삭센다·마운자로)와 경구 식욕억제제(펜터민 등)로 나뉘며, 각각 처방 조건과 사용 기간이 다릅니다.
③ 비만치료제는 대부분 비급여(건강보험 미적용)이며, 월 8만~55만 원대까지 비용 차이가 크므로 약제 선택 전 비용과 기간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이어트 약 처방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BMI 30 이상이거나, BMI 27 이상이면서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1개 이상 있는 성인이 다이어트 약 처방 기준에 해당합니다. 이 기준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정한 GLP-1 계열 비만치료제(위고비·삭센다·마운자로)의 허가 기준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체질량지수(BMI)는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데요. 예를 들어 키 170cm, 체중 87kg이면 BMI는 약 30.1로, 처방 대상에 해당합니다. 반면 키 165cm, 체중 60kg이면 BMI 약 22.0으로 정상 범위에 속해 처방 대상이 아닙니다.
동반질환으로 인정되는 대표적인 질환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서 BMI 27 이상이면 다이어트 약 처방 기준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아시아인은 같은 BMI라도 서양인보다 체지방 비율이 높고, 대사질환 발생 위험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한국인의 췌장이 서양인보다 약 12% 작고 인슐린 분비 능력이 36%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의료계에서는 현행 BMI 기준이 한국인에게 다소 엄격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한비만연구의사회도 BMI를 보완할 새로운 비만 기준을 연구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약이 있나요?

크게 GLP-1 계열 주사제, 경구 식욕억제제, 지방 흡수 억제제 세 가지로 나뉩니다. 각각 작용 방식과 처방 기간이 다르므로, 의사가 환자의 상태에 맞춰 선택하게 됩니다.
GLP-1 계열 주사제 (장기 처방 가능)
포만감을 조절하는 호르몬(GLP-1)에 작용해 식욕을 줄이고 위가 비워지는 속도를 늦추는 방식입니다. 대사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장기 사용이 가능한데요. 현재 국내에서 처방되는 대표 약제는 아래와 같습니다.

약제명 성분 투여 방식 월 비용(2026년 기준)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주 1회 자가주사약 21만~42만 원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1일 1회 자가주사약 8만~15만 원(1펜)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주 1회 자가주사약 28만~55만 원
위고비와 삭센다는 GLP-1 단독 작용제이고, 마운자로는 GLP-1과 GIP 두 가지 호르몬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입니다. 임상 연구에서 위고비는 평균 약 15%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고, 삭센다는 약 5~8% 수준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다만 개인차가 크고, 식단과 운동 병행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경구 식욕억제제 (단기 처방)
뇌의 신경전달물질에 작용해 식욕을 줄이는 먹는 약입니다. 대표적으로 펜터민이 있는데요. 단기간(4주 이내) 처방이 원칙이며, 총 처방 기간은 3개월을 넘지 않습니다.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분류되어 처방과 관리가 엄격합니다.
콘트라브(날트렉손+부프로피온 복합제)는 장기 처방이 가능한 경구 약제로, 식욕 조절 중추에 작용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지방 흡수 억제제
오를리스타트(제니칼)는 장에서 지방이 흡수되는 것을 약 30% 차단하는 약인데요. 식욕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섭취한 지방의 일부가 그대로 배출되게 합니다. 전신 부작용은 적지만, 지방변이나 잦은 배변 같은 소화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장기 사용 시 지용성 비타민(A, D, E, K) 보충이 필요합니다.

비용은 얼마나 들고, 건강보험은 되나요?

비만치료제는 현재 모두 비급여(건강보험 미적용)입니다. 약값과 진료비를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데요. 2026년 기준 약제별 월 비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삭센다는 1펜당 약 8만~15만 원이며 최대 용량(3.0mg) 기준으로 한 달에 최대 5펜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위고비는 용량에 따라 월 21만~42만 원대, 마운자로는 월 28만~55만 원대입니다. 여기에 진료비(보통 1만~2만 원)와 혈액검사 비용이 별도로 들 수 있습니다.

단, 비만치료제를 별도로 보장하는 민간보험 특약이 있다면 연 최대 100만 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 상품도 있는데요. 이 경우 상급종합병원에서 처방받고 비만 및 주요 대사질환 진단을 받아야 하는 등 조건이 있으므로 가입 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비만대사수술(위소매절제술·위우회술 등)의 경우 2019년 1월부터 일부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는데요. BMI 35 이상이거나 BMI 30 이상이면서 동반질환이 1개 이상인 경우 본인부담 20~30%로 수술이 가능합니다.
정부 차원에서 비만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화를 검토하겠다는 발표가 있었으나, 2026년 현재 약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다이어트 약을 처방받을 수 없는 경우는 어떤 건가요?
다이어트 약 처방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아래 조건에 해당하면 처방이 제한되거나 금기입니다. 약의 종류에 따라 금기 항목이 다르므로, 진료 시 현재 건강 상태와 복용 중인 약을 정확히 알려야 합니다.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경우 — 모든 비만치료제 사용이 금지됩니다.
갑상선 수질암(MTC) 병력 또는 가족력이 있는 경우 — GLP-1 계열 약제(위고비·삭센다·마운자로)는 동물 실험에서 갑상선 종양 발생 위험이 확인되어 처방하지 않습니다.
심장질환·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이 있는 경우 — 특히 펜터민 같은 경구 식욕억제제는 심박수와 혈압을 올릴 수 있어 금기입니다.
녹내장·간질 병력이 있는 경우 — 일부 경구 식욕억제제가 금기에 해당합니다.
급성 췌장염 병력이 있는 경우 — GLP-1 계열 약제 사용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경구 식욕억제제는 두 가지 이상을 동시에 복용하는 것이 금기이며, 모노아민 산화효소 억제제(MAOI) 같은 특정 약물과 병용할 수 없습니다.
부작용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약의 종류에 따라 흔한 부작용이 다릅니다. 대부분은 초기에 나타났다가 몸이 적응하면서 줄어드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 증상은 주의가 필요한데요.
GLP-1 계열 주사제의 경우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같은 소화기 증상이 가장 흔합니다. 보통 저용량에서 시작해 4주 간격으로 서서히 올리는 이유가 이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드물게 급성 췌장염, 담낭 질환, 탈수로 인한 신기능 악화가 보고되기도 합니다.
경구 식욕억제제(펜터민)는 불면, 구갈(입 마름), 두근거림, 어지러움이 흔한데요. 복용자의 일부에서 불안, 초조감 같은 정신과적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며, 장기 복용 후 갑자기 중단하면 극도의 피로나 우울이 올 수 있어 의사의 지시에 따라 감량해야 합니다.
나에게 다이어트 약이 필요한지 어떻게 판단하나요?

스스로 다이어트 약 처방 기준에 해당하는지 대략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데요. 아래 3단계 체크리스트로 자신의 상태를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 약 없이 경과를 지켜봐도 되는 경우
BMI가 25 미만(정상 체중 범위)인 경우
BMI 25~27이면서 동반질환이 없고, 식단·운동으로 체중이 조절되고 있는 경우
최근 체중 변화가 크지 않고, 건강검진 수치에 이상이 없는 경우
이런 경우에도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면 식이요법과 운동 병행이 우선이며, 대개 약물 치료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은 경우
BMI 27 이상이면서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 중 하나라도 경계 또는 이상인 경우
식단·운동을 3~6개월 이상 시도했으나 체중이 줄지 않거나 오히려 늘고 있는 경우
체중 때문에 관절통, 수면무호흡, 생리불순 같은 증상이 반복되는 경우
이 단계에서는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혈액검사와 체성분 분석을 받아보면 다이어트 약 처방 기준 해당 여부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빠른 진료가 필요한 경우
BMI 35 이상의 고도 비만인 경우
비만으로 인해 당뇨·고혈압이 조절되지 않거나 악화되고 있는 경우
수면무호흡증으로 야간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는 경우
체중 증가 속도가 빨라 단기간에 급격히 늘고 있는 경우
이 경우에는 약물 치료뿐 아니라 비만대사수술까지 포함한 적극적인 치료 계획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가능한 빨리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처방 전 확인하면 좋은 것들
다이어트 약을 처방받기 전, 아래 사항을 미리 정리해 가면 진료가 원활합니다.
현재 키·체중과 최근 체중 변화 추이 — BMI 계산의 기본이 됩니다.
최근 건강검진 결과지 —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가 동반질환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현재 복용 중인 모든 약과 건강기능식품 — 약물 간 상호작용 확인이 필요합니다.
과거 비만치료제 복용 경험 — 이전에 사용한 약과 그 결과를 알리면 약제 선택에 도움이 됩니다.
갑상선 질환·심장질환·정신과 질환 병력 — 금기 약제를 사전에 걸러낼 수 있습니다.
또한 2024년 12월부터 비만치료제 비대면 처방이 제한되어, 첫 처방 시 반드시 의료기관에 직접 방문해야 합니다. 진료과는 가정의학과·내과·비만클리닉 등에서 가능합니다.
판단이 어렵거나, 본인에게 맞는 약의 종류와 용량이 궁금하다면 가정의학과 또는 내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